Fwd vol.2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를 닫으며

⛄️ 미현

이삼십 대에 놓여있는 필진들은 부과된 젠더-나이 체계에 따라 가족을 구성하거나 구성하지 않는 것의 의미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기획을 논의하기 위해 각자의 관심사와 고민을 토로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이 두 번째 주제로 결정되었습니다. 싱두는 평소 비혼여성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비혼의 계보를 정리해 보고 싶었고, 나루와 보영은 ‘왜 남성 페미니스트들은 비혼선언을 하지 않을까?’, ‘부모를 돌보는 딸은 누가 돌보지?’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퀴어문화축제 당시 촉발된 대리모 논쟁을 기점으로 관련 문헌들을 독학하기 시작한 상상, 장애여성에 관한 연구를 준비하면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모든 여성에게 동질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수연, 결혼이주여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강물과 낑깡이 합류하면서 두번째 기획의 필진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회의를 열고 각자의 글을 써가면서 ‘가족’이라는 키워드만 공유하고 있을 뿐 고민의 결과 방향성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침투선들이 매우 다층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족은 사회적·법적 제도이자 오랜 관습의  산물이기 때문에 매우 단단한 틀을 지니고 있는 듯 보이지만, 각자의 위치에 따라 가족에 대한 경험과 상은 매우 상이합니다(수연, 보영).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재생산권’의 확장과 국가정책은 ‘정상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구성하는 동시에 ‘정상가족’에 대한 욕망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상상, 강물·낑깡). 또한 남성 페미니스트들의 비혼 논의의 부재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글이 남성성과 맨박스 담론에 대한 비판적 논의로 확장되듯이, 가족의 문제는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와도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나루).

기획의 변을 통해 기획의 전반부는 대안적인 가족 구성권을 마주했을 때 떠오르는 고민을, 후반부는 새로운 ‘가족중심주의’에 대한 글을 적겠다고 설명했습니다만, 두 번째 기획을 다 발행하고 나니 본 기획의 구성을 고쳐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획은 ‘가족’에 대한 각각의 고민을 지닌 필자들이 고민을 성장시키는 과정을 담은 기획에 가까운 듯 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대리모’이슈를 공부하기 시작한 상상의 논의 전개 과정은 상상의 배움의 과정이었고, 이를 통해 ‘반-반-대리모’관점이라는 ‘착취’나 ‘행위성’으로 귀결되지 않는 새로운 관점을 얻었습니다. 수연의 글 역시 장애/여성/자립/가족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고민들을 하나씩 펼쳐가며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한편 강물과 낑깡은 연구를 하며 가정폭력이나 중매결혼과 같은 한정적인 주제들을 넘어서 ‘다문화가족’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사회적으로 더욱 풍부하게 논의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이는 필진들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싱두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앞으로 펼쳐나갈 비혼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더욱 치밀하게 고민해야겠다고 결심을 다졌고, 보영은 부모 돌봄에 대해 서술하는 과정에서 돌보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한 것에 대해 느꼈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보영의 글이 비슷한 경험을 지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상상은 이번 글에서는 중점적으로 다루지 못한 대리모의 위치성에서 비롯된 취약성과 폭력에 대한 공부를 이어나갈 예정이며, 수연과 보영도 각각 돌봄과 장애여성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언젠가 Fwd에서 후속 기획으로 만나기를 고대해봅시다!

필진들의 고민이 글로 확장했던 과정과 성장기가 독자분들이 지닌 ‘가족’에 대한 의구심과 고민을 확장시켜 나가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완연한 가을이 되면 Fwd의 세 번째 기획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글쓴이

Fwd

페미니스트 연구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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